캠페인 당신에게 안전이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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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휴먼아카데미 댓글 0건 작성일 20-11-17 16:19본문
안녕하세요! 저는 그린피스 국제본부에서 전 세계 군비축소 등 비폭력, 평화 중진 캠페인 활동에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젠 마만입니다.
지난 몇달은 제게 안전이 어떤 의미인지를 되돌아 보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2월, 우리 사무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폐쇄됐습니다. 딸아이의 학교도 문을 닫았죠. 우리 가족은 집으로 피신했습니다. 딸과 함께 집에 머물면서 저는 안전하다고 느꼈죠. 그리고 줌을 통해 세계 각지에 있는 동료들과 팬데믹에 관한 경험을 나눴습니다. 상황은 조금씩 달랐지만, 우리의 걱정은 한가지였습니다. 내가 사는 곳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망가지지는 않을까? 어떻게 하면 나와 내 가족이 안전할 수 있을까?
'안전'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위해나 위험이 없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네요. 위해나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경찰과 군대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경찰이나 군대가 지금 우리가 겪는 위기로부터 나와 내 가족을 지켜줄 수 있을까요?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나 '블랙라이브스매터'운동을 보면 사전에 있는 '위험'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계속되는 인권 탄압, 그리고 계속되는 환경 위기 또한 마찬가지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끔찍한 홍수, 불타는 아마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2020년, 모리셔스 석유 유출사고 또한 그렇습니다.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세계는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코로나19, 경찰, 폭력, 극한의 기상 이변까지... 이러한 것들은 집에 있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합니다. 그리고 이 위험은 군대가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죠. 하지만 바로 이러한 위험이 다른 지역,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대화를 시작할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안전하다는 것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대화를요.
그린피스에서 평화와 안보를 위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나는 안전이라는 주제에 관한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몇년 전 그린피스 인도 사무소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다르나이 마을에서 태양광으로 가로등을 밝히는 프로젝트를 지원했습니다. 가로등은 마을 주민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죠. 어떤 젊은 여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어두워진 뒤에도 밖에 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안전하게 느껴져요." 그녀의 말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안전의 의미 "
나는 안전이 사람들에게 저마다 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안전이라는 개념이 어떤 것인지 결정된다는 말이죠. 이 점을 보다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 나는 전 세계 그린피스 동료들을 상대로 짧은 설문을 했습니다.
'당신에게 안전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이 질문에 돌아온 대답 몇가지를 소개합니다.
필리핀 사무소에서는 " 암울한 상황에서 나와 내 가족이 앞날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해주는 충분한 저축"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내가 매우 공감하는 동료는 "머리 위에 지붕이 있고, 딸이 스스로를 돌보고 지킬 수 있을 때까지 내가 딸을 돌볼 수 있는 것" 이라고 답했습니다.
미국 사무소의 동료는 "페스티벌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갈 때 총기 난사를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는 것 " 이라고 말했죠. 그 밖에 다음과 같은 대답도 있었습니다.
"뒷일을 걱정하거나 두려워 하지 않고 내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것 "
" 깨끗한 물과 공기, 건강한 음식이 보장되는 것"
"정부가 국민을 잘 섬기고, 내가 공정한 법적 절차와 의료서비스의 틀 속에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것 "
"선출된 공직자가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도시에 사는 것, 정부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실제로 뭔가를 하는 것"
그린피스 인도네시아 자원봉사자들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술라웨시의 난민촌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설치 후 이곳에서도 전기와 물을 쓸 수 있게 됐다.
내게 돌아온 답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건강하고 공정한 사회에서 살고자 하는 바람,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를 담고 있었죠. 나는 우리 동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 전 세계인의 생각과 다르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이런 답변을 곰곰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그리고 공적 자금을 배분할 때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라고 요구할지에 대한 기준이 여기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안전에 대한 관념을 바꿔야 한다.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고려할 때, 당신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믿을 만한 병원이 있다는 것에 안전하다고 느끼나요? 아니면 가까운 해군기지에 전략잠수함이 정박해 있다는 사실에 더 안도감을 느끼나요?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려드릴까요?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한척 값(34억 달러)이면, 미국에서 평균적 규모의 병원 30곳을 건설 할 수 있습니다. 잠수함 한 척이냐, 병원 30개냐의 문제죠.
많은 나라에서 군비는 정부 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전 세계 군비 감축을 요구하는 '5% 캠페인'에 따르면, 산업화된 평균적 국가는 교육보다 국방에 3배 더 많은 예산을 씁니다. 미국에서는 이 비율이 6배에 이르죠.
현재 전 세계에 쌓인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문제는 세금을 군대에 쏟아 붓고 말도 안 되게 비싼 무기를 산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 많은 무기를 산다고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죠. 오히려 반대입니다! 세계평화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평화수준은 2008년 이후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군비 지출은 계속 증가해 지난 해 전 세게에서 1조 9,00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무기는 불안정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되려 불안정과 폭력을 영속시키죠.
군비로 지출되고 있는 예산은 인간과 지구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일에 사용돼야 합니다. 친환경 경기부양책 등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 및 국가의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데 배분돼야 합니다. 보편적인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청정 에너지를 보급하고, 보다 나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투자한다면, 돈은 훨씬 값지게 쓰일 겁니다. 그것이 불평등과 폭력을 영속시키는 것보다 경제적 관점으로도 훨씬 효율적 일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인류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투자되어야 합니다. 무기로는 초대형 태풍이나 산불을 막아낼 수 없고, 녹아내리는 빙하를 지켜낼 수도 없다는 것을 우리모두 알고 있습니다.
더 많은 탱크와 전투기, 폭탄이 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들 거라는 낡은 생각에 저항하고 도전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니까요.
"언제 안전하다고 느끼니?" 라고 6살짜리 딸에게 물었습니다. 딸아이는 이렇게 대답했죠?
"아빠가 날 안아줄 때 "
젠 마만은 그린피스 국제본부에서 선임평화어드바이저를 맡고 있습니다.
출처: 그린피스
사진출처: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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